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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프라임] 북동 첫발, 더 험난한 '북서항로'
북동항로 출발, 진짜 난관은 '북서항로'
입력 : 2026-08-24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동항로(러시아 북방해역) 시범운항’이 첫발을 뗐지만 또 다른 북극 뱃길인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에도 시선이 쏠립니다. 컨테이너선 중심의 북동항로와 달리 캐나다 북극 제도를 거쳐 북아메리카 대륙의 동쪽 해안으로 이어지는 북서항로는 벌크선과 케미칼선 위주의 운항에 초점을 맞춘 곳입니다.
 
북서항로는 수심이 14~15m에 이르는 북동항로와 달리 주요 해협의 수심이 10m 내외 얕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천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은 불가능하지만 북미 대륙의 자원을 실어 나르는 데는 최적의 경제성으로 꼽힙니다.
 
 
2026년8월10일 아라온호에서 촬영한 동시베리아해 남부 현장에 해빙 분포가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정부 관계자는 “북서항로는 컨테이너선보다는 2만톤(DWT)급 내외의 벌크선이나 케미칼선 위주의 운항이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북서항로는 북미산 원자재를 가져오는 ‘자원 수송 항로’로서 가치가 높습니다.
 
특히 캐나다산 철광석, 제지류, 펄프, 케미칼 등 북미산 원자재 수송에 특화된 2만톤급 벌크선 운항이 제격입니다. 북서항로는 태평양에서 베링해협을 지나 캐나다 북부의 섬들 사이를 거쳐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경로입니다. 
 
주로 유럽을 향하는 북동항로와 달리 동북아에서 캐나다·미국 동해안 등 북미 동안으로 향하는 최단 거리를 제공합니다. 울산항에서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캐나다 퀘벡항으로 갈 경우 운항 거리는 약 2만1000km에 달하지만 북서항로를 통과하면 약 1만3500km로 줄어듭니다. 
 
파나마 운하 경유 노선과 비교해 아시아~북미 동안 운항 거리는 7500km 이상 단축할 수 있습니다. 
 
파나마 운하가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으로 통항 적체를 겪는 현 상황에서 물류비와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업적 정기 노선으로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환경적 장벽은 북동항로보다 까다롭습니다.
 
한국의 남해안 다도해처럼 섬과 좁은 협곡이 많아 지형이 매우 복잡하고 항해 난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유빙의 위치가 끊임없이 변하는 탓에 정해진 항로가 없으며 하절기 개방 기간도 북동항로보다 짧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팬스타라인닷컴의 '팬스타 아크로호'(Panstar Acro)가 22일 부산신항에서 북극항로로 출항했다. (사진=해양수산부)
 
때문에 북서항로 운항 경험이 풍부한 네덜란드 선사 ‘로열 바겐보그(Royal Wagenborg)’와 손을 잡은 것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입니다. 울산항만공사(UPA)와 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최근 북서항로 통과 실적만 50회에 육박하는 네덜란드의 극지 전문 선사 ‘로열 바겐보그’와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만 최대 4척의 북서항로 통과 선박이 울산항에 기항해 연료 공급과 화물 하역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수부 관계기관의 연구 요원도 로열 바겐보그에 투입하는 등 운항 기술 및 노하우를 전수받을 예정입니다.
 
한 전문가는 “자연환경 측면에서 북서항로는 북동항로보다 운항 난이도가 훨씬 높다”며 “수로가 좁고 수심이 얕은 데다, 수많은 섬과 협곡 사이로 얼음(유빙)이 밀려들어와 항로가 끊임없이 변한다. 얼음이 녹아 항로가 열리는 하절기 기간도 북동항로(7월 중순~10월 중순)보다 한 달가량 더 짧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해수부 당국자는 “로열 바겐보그 측과 MOU를 맺고 연구 요원을 현지에 파견해 운항 노하우를 전수받는 ‘스피드 스터디’ 단계에 착수했다”며 “기술적으로 운항, 노하우와 관련된 어려움이 있다 보니 노하우를 셰어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2026년8월10일 아라온호에서 촬영한 동시베리아해 남부 현장에 해빙 분포가 줄어든 모습이다. (사진=극지연구소)
 
이어 “그러고 나면 우리나라 선사들이 거기를 운항할 수 있게끔 노하우를 만들어 다닐 수 있게 하고자 접근하고 있는 단계”라며 “올해 직접 승선까지는 못 하더라도 연구 요원이 로열 바겐보그 본사를 직접 방문해 설명도 듣고 관련 정보를 전달받을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와도 정부 단위의 협력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영해 통과를 둘러싼 관할권 해석 이견입니다. 
 
북서항로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지리 이점을 지니지만 국제법적 과제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북서항로를 자국의 내수(Internal Waters)로 간주해 외국 선박에 대한 통항 규제와 환경보호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미국 등은 북서항로의 주요 수로가 국제항행에 이용되는 해협(International Strait)에 해당한다며, 국제법상 외국 선박의 통과통항권(Transit Passage)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북서항로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양측의 견해는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유엔 해양법에 따라 다 무해통항(Innocent Passage)이다. 다만 특수 지역, 극지방 또는 연안국의 환경 관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환경 관리 규제를 하기 위해 나설 경우 충돌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캐나다와 미국의 해석 차이에 대해) 통항 허가가 필요한 건 아니다. 둘 다 유엔 해양법에 규정돼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어느 쪽에도, 어느 방향도 갖고 있지 않다.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면 된다”며 국제법적 명분싸움에 휘말리기보다 실질적인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실리를 챙긴다는 전략입니다.
 
 
21일 진경 극지연구소 북극항로현안대응 TF장의 '지속가능한 북극항로 활용을 위한 과학기반 구축 연구'를 보면 북서항로는 해빙 잔존 및 주권 논쟁으로 리스크가 크지만, 북미 중심 해상 전략에 부분적으로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출처=극지연구소)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judi@etomato.com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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