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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세계
입력 : 2026-08-21 오후 3:55:20
코스피가 9000포인트를 향해 연일 랠리를 지속하던 6월의 어느날, 점심 식사를 마치고 기자실이 있는 거래소로 복귀하던 중 한 촬영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개그맨 김원훈과 유튜버 최고민수가 한 시민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현장 스탭에게 무슨 프로그램인지를 물었더니 넷플릭스 콘텐츠라고만 답했습니다. 
 
그렇게 기억 저 편으로 당시의 상황이 잊혀질 때 즈음, 넷플릭스에서 주식 투자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공개됐습니다. 제목은 '개미 김원훈: 주식의 세계'.
 
제작진은 '주식 초보가 보여주는 주식의 모든 것'이란 한 문장으로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김원훈씨는 단 한 번도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찐 주린이입니다. 프로그램 시작 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도 "통장에 저축해서 이자만 받는다"고 그간의 재테크 현황을 공유했습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이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촬영이 시작됐을 당시는 코스피가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게 상승하던 시기였습니다. 주식 시장 밖에 있던 다수의 사람들은 '벼락거지가 됐다'며 포모(Fear Of Missing Out)에 휩싸여 투자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었습니다. 김원훈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예금만 하는 것이) 제일 바보 같은 거란다. 이제 주식을 해봐야 하나 고민이다. 주식 얘기를 안하면 대화에 낄 수 없다" 등의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주식 투자. 총 자산이 1억7000만원가량 된다던 그는 3000만원을 시드 머니로 책정했습니다. 결단코 많은 금액은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첫 투자에서 달콤함을 맛 본 그는 점차 베팅 금액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투자 이튿날에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를 경험한 그는 '공포에 사라'는 선배 투자자의 조언에 따라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습니다. 예기치 못한 손실에는 과감하게 물타기도 시도했습니다. 
 
넷플릭스 콘텐츠 '개미 김원훈: 주식의 세계' 영상 썸네일 (사진=넷플릭스)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듯 엄청난 손실이었습니다. 투자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2400만원을 잃었습니다. 프로그램 촬영과 공개 시점 사이 한 달 여 간 코스피는 매일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움직였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원흉으로 지목받아 뒤늦은 규제도 시작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알고 있는 시청자 입장에서 원훈씨의 투자는 안쓰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하락 장세에 등장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저점 매수를 추천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상식 밖의 움직임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다른 시청자들의 마음도 비슷한 듯 합니다. '죄송한데 이거 리얼공포호러물인거 이미 다 스포됐습니다'라는 영상 하단에 달린 댓글이 모두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는데요. '하락장에 물려 있는 개미 입장에서 너무 공감하면서 봤다', '주식 시작하자마자 온갖 경험을 다 한 김원훈 보는데 남 일 같지 않아서 배잡고 굴렀다'는 등 자조적인 반응도 눈에 띕니다. 
 
아직 시리즈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아 그의 투자의 결말은 알 수 없지만, 부디 주식 시장의 매운맛에서 무사히 생존하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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