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피해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과 복지 연계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사금융이 더 이상 개인의 채무 문제가 아닌 가족 붕괴와 사회적 고립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정신 건강 지원을 포함한 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 신고 건수는 2023년 1만2884건, 2024년 1만4786건, 2025년 1만698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는 정부가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신속히 복지서비스로 연계하는 내용의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불법사금융 피해 구제센터, 법률구조공단, 지방정부 간 긴급 의뢰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또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에 불법사금융 피해 등 핵심 위기 정보를 신규 연계합니다. 신고 활성화, 홍보·협력 강화에도 나섭니다.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은 복지부가 복지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굴·지원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21개 기관에서 47종의 위기 정보를 받아 분석한 뒤 고위험 가구를 선별해 필요한 복지서비스와 연계하고 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도 18일 위기가구 정보 제공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복지부는 이 같은 정보 연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예고 중입니다. 서금원은 복지부와 협의해 법 개정에 앞서 고객 사전 동의를 받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합니다. 복지부는 올해 안으로 긴급 의뢰 체계를 확대 구축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불법사금융 피해 대응책을 가족 상담, 복지, 정신 건강 지원을 연계한 통합 대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불법사금융 문제는 개인 채무를 넘어 가족 해체와 주변인의 연쇄 피해로 번지기 때문입니다.
20일 서민금융연구원의 '최근 3년간 대부업체 및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저신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불법사금융 이용 비율이 가장 높은 40대(42.1%)의 83.3%가 가족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신용등급 9~10등급의 극저신용층은 이용 비중이 40.3%입니다. 이들 역시 부정적인 가족관계 영향을 경험한 비율은 82.6%에 달했습니다. 이들 저신용자 3명 중 2명은 가족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한 셈입니다.
2025년 기준 가족관계에 미친 구체적인 피해로는 ▲가족 간 불신 심화(66.7%) ▲부부간 잦은 다툼(15.6%) ▲이혼(8.9%) ▲자녀 방치 및 가족 가출(6.7%) ▲극단적 선택 시도(2.2%) 등이 있습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은 "불법사금융 문제로 주민등록까지 말소해 소위 '인공위성'처럼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도 많다"며 "가족 단위의 상담, 지자체 복지 서비스, 정신 건강 치유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결합해 범정부 차원의 통합 대응 체계를 즉각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