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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구별짓기
입력 : 2026-08-18 오후 2:42:28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민주당이 8·17 전당대회를 마치고 새 지도부를 선출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의 슬로건은 '모두의 민주당'이었습니다. 이재명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당내 단합과 통합을 이끌어내고, 다가오는 총선, 이어 대선까지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구호였습니다. 치열한 당권 경쟁 과정에서 후보들 간 과도한 충돌을 막고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미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 행사 사진. (사진=뉴시스)
 
정작 전당대회가 보여준 민주당의 모습은 슬로건과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경선은 정책과 비전의 경쟁이라기보다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공방에 가까웠습니다. 후보들은 상대를 공격하면서 자신이 왜 다른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누가 더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닌 누가 상대보다 덜 문제 있는 사람인가를 증명하려는 경쟁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전당대회 초반부터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후보자들은 상대 진영의 행태를 문제 삼으며 공세를 주고받았습니다. 심지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후보자들이 비방과 흑색선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경선 과정에서는 계파를 둘러싼 공방과 상호 비판이 계속됐습니다.
 
물론 선거에서 차별화는 필요합니다. 상대와 무엇이 다른지 설명하는 것은 정치인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문제는 그 차별화가 정책과 철학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통해 이뤄졌다는 데 있습니다.
 
'나는 저 사람과 다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말은 후보들이 지도부가 돼야 할 가장 중요한 근거처럼 사용됐습니다. 그 차이가 구체적인 정책의 차이가 아니라 상대의 흠결, 상대의 계파, 상대의 정치적 행보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면 그것은 차별화가 아닌 구별 짓기에 가깝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구별 짓기가 결국 자기 정치로 귀결된다는 점입니다.
 
상대를 '문제 있는 정치인'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그렇지 않은 정치인'으로 포장하는 순간 정당의 공동 목표보다 개인의 정치적 존재감이 앞서게 됩니다. 당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국민에게 무엇을 돌려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내가 저 사람과 얼마나 다른가'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모두의 민주당'은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는 상대를 쓰러뜨리는 기술이 아니라 함께 갈 사람을 늘리는 기술이어야 합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모두의 민주당'을 외쳤습니다. 자아와 타자를 구별 짓는 전당대회를 마친 이 시점에서 답해야 합니다. 정말 모두의 민주당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우리 편의 민주당'에 머물 것인지 말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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