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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 경쟁무대 이동...SOHO서 맞붙는다
입력 : 2026-08-14 오후 4:20:58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공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때 더 낮은 금리와 편리한 비대면 서비스를 앞세워 직장인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고객을 끌어모으는 게 핵심이었다면 이제 시선은 '기업 고객'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이런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두 은행 모두 개인사업자 대출을 빠르게 늘리면서 가계대출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입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3조6870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상반기 전체 여신 순증액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이 차지한 비중만 48%에 달합니다. 새로 늘어난 대출 두 건 중 한 건꼴로 '사장님 대출'이었던 셈입니다.
 
케이뱅크의 속도는 더 가파릅니다. 2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은 3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108.7% 증가했습니다. 규모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아직 앞서지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케이뱅크가 두 배 이상 몸집을 불린 겁니다.
 
두 은행이 개인사업자 금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가 장기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만으로 과거와 같은 성장 속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새로운 대출 수요를 찾아야 하고, 기업금융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사업 영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개인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 대환 서비스를 선보이고 내년에는 공동대출을 통해 기업금융으로 발을 넓힐 예정입니다.
 
케이뱅크 역시 개인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의 담보 범위를 연립·다세대와 오피스텔까지 확대했고 중소법인 비대면 대출 시스템 구축에도 착수했습니다.
 
물론 사장님 금융이 인뱅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차주의 소득과 사업성을 판단하기 까다롭습니다.
 
경기 침체기에 자영업자의 매출이 감소하면 건전성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빌려주느냐 못지않게 누구에게 빌려주느냐가 중요해지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한 대출 잔액 싸움과는 조금 다를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사업자의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이를 정교한 신용평가로 연결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전망입니다.
 
 
서울시내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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