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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더 벌었는데…은행 일자리는 줄었다
입력 : 2026-08-07 오후 3:01:53
은행은 지난 몇 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왔습니다. 최근 성장세는 다소 주춤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적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정규직 일자리는 줄고, 그 빈자리를 기간제 근로자가 채우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 2021년 5만3173명에서 지난해 4만8237명으로 4936명(9.3%) 줄었습니다. 반면 기간제 직원은 같은 기간 4101명에서 5973명으로 1872명(45.6%) 늘었습니다.
 
단순히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은행권의 고용 구조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 공급처였던 은행권의 모습도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물론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은행들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금융이 일상화되면서 점포 축소는 불가피해졌고, AI와 디지털 전환으로 필요한 인력의 성격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은행들은 희망퇴직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는 한편,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경력직이나 계약직 등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인력 운용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비용을 비롯한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효율화가 사회가 기대하는 안정적인 고용 기반 확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기간제 채용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거나, 희망퇴직 이후 숙련 인력을 재고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도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은행은 일반 기업과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국민의 예금과 대출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공공성이 큰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역시 중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꼽힙니다.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정작 신규 채용과 고용 안정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면,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강조해 온 은행권의 메시지도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것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 역시 은행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로 거론됩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공고게시대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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