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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전당대회
입력 : 2026-08-06 오후 8:59:46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민주당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시도당 순회경선이 시작됐습니다. 전당대회는 당의 미래를 이끌 지도부를 당원들의 손으로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 절차입니다. 후보들은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설명하고, 당원들은 이를 비교·평가한 뒤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일 것입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번 순회경선은 그 상식과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권리당원 투표는 합동연설회가 끝나기도 전에 마감됩니다. 후보들이 지역별 현안과 당 운영 방향, 정책 구상을 설명하는 정견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이미 투표는 종료되는 것입니다. 당원들은 후보의 연설을 듣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투표를 마친 뒤에야 후보의 생각을 접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합동연설회는 누구를 위한 자리입니까. 당원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도 없는 연설이라면 형식만 남은 행사일 뿐입니다. 후보들이 아무리 공약을 발표하고 비전을 제시해도 유권자인 당원들의 표는 이미 행사된 뒤입니다.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와 검증, 선택이라는 선거의 본질이 사라진 것입니다.
 
선거에서 연설은 단순한 의식이 아닙니다. 후보가 유권자를 설득하는 과정이며, 유권자가 자신의 선택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기회입니다. 특히 정당의 전당대회는 정책과 노선, 리더십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야 하는 정치 축제입니다. 그런데 연설이 투표 이후의 순서로 밀려난다면 그 축제는 민주주의의 장이 아니라 이미 결론이 난 무대를 보여주는 공연에 가까워집니다.
 
민주당은 더 큰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정당입니다. 그렇다면 전당대회 운영 방식부터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해야 합니다. 당원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듣기도 전에 투표를 끝내는 방식은 당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스스로 축소하는 일입니다.
 
전당대회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절차를 넘어 당원의 민의가 모이고 당의 방향이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당원이 듣고, 비교하고, 고민한 뒤 선택할 수 있어야 그 결과도 더욱 큰 정당성을 갖습니다. 투표가 끝난 뒤에야 연설을 듣는 전당대회라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축제가 아니라 콘서트에 불과합니다. 민주당이 진정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면 지금이라도 '연설 후 투표'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부터 바로세워야 할 것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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