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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역설'…세금을 올릴수록 강남 집중
입력 : 2026-07-27 오후 3:13:57
서울 잠실동 소재 공인중개사 전경. (사진=이수정 기자)
 
"3배 올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느냐."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나온 말입니다.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소 3배는 올려야 한다는 진단과 함께였습니다. '똘똘한 한 채'가 시장을 왜곡시킨 주범이라는 지적도 뒤따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발언이 나온 그 주간, 강남 3구와 한강변 초고가 아파트는 거래량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잇달아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세금을 올리겠다는 신호가 나올수록 정작 그 세금을 가장 많이 낼 곳으로 돈이 몰리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보유세를 아무리 올려도 자산 상승분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주택은 지난해보다 53.3% 늘었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같은 단지는 보유세가 전년보다 57.1% 급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현장에선 강남·용산·한남동 등 상급지 아파트는 매물이 줄면서 오히려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금을 쥔 자산가들에게 보유세 몇천만원은 자산가치 상승분에 비하면 얼마 안된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규제는 오히려 똘똘한 한 채의 가치를 높여주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책 논의는 전국 주택의 0.32%에 불과한 공시가격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에 집중되고 서민층의 '내 집 마련'과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보유세를 단기간에 급격히 올리면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이 먼저 나타나고, 상급지로의 자금 쏠림은 그 뒤를 따릅니다. 정부가 겨냥한 것은 투기 수요였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실수요와 투기 수요가 뒤섞인 상급지 쏠림 현상입니다. 세금으로 시장 심리를 잡으려는 정책이 오히려 그 심리를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세율 조정 이상의 정교한 설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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