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계에선 ‘N% 성과급’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된 N% 성과급 이슈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본격 표출되면서 노동쟁의 조짐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등 양대 경제단체장의 우려 표명과 이재명 대통령의 부정적 의견까지 더해지면서 N% 성과급은 단순히 기업 내부의 문제를 넘어 산업계 전체 핵심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5월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에 따른 막대한 성과급 금액에 가려졌을 뿐, 속내를 들여다 보면 N% 성과급 이슈는 그리 간단치 않다. 성과급의 임금성과 교섭 대상 여부 등 노사 간 시각차가 판이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실제 대법원 역시 올해 초 성과급과 관련한 다소 엇갈린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성과급 지급에 대한 사전 약정이 있거나 취업 규칙 등에 명시돼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임금’으로 판단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임금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성과급의 임금성 여부는 N% 성과급 논란의 본질이라 볼 수 있다. 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되면 노사 간 합법적인 교섭 대상이 되고, 협상이 결렬됐을 경우 쟁의행위 역시 법적 보호를 받는다. 반면 임금성이 부정될 경우 회사가 성과급 협상을 거부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로 성립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기업마다 성과급 체계와 지급 기준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이를 일률적인 잣대로 재단하기 어렵기에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N% 성과급 논란의 해법은 어쩌면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가장 근본적으로 성과급 자체가 경영 결과에 따른 사후적 이익 분배 성격을 지닌 만큼, 노사가 자율적인 교섭테이블에서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여기에 노조도 무리한 요구가 자칫 이기주의로 비쳐 여론의 공감대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 투자와 주주,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도 고려한 협력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측 역시 성과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와 구성원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분배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 N% 성과급 이슈 이전에 노조가 가장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던 것도 결국 ‘투명한 상과 체계 기준 공개’였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노란봉투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N% 성과급과 쟁의행위에 대한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현장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 결국 이러한 노·사·정 모두의 성숙한 노력만이 산업계를 흔드는 N% 성과급 갈등을 잠재우고 상생으로 나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