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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가 명분이 되진 않는다
입력 : 2026-07-23 오후 3:15:43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청년 정치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금의 한국 정치에서 청년은 유권자로서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헌데, 정작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에선 청년을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청년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한 세대가 정치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우리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청년 정치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 일선에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치러지는 지난 5월29일 오전 대전 중구 선화동 커먼즈필드 1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기표소에 들어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사진=뉴시스)
 
최근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을 '청년'으로 규정하며 기성 정치, 이른바 '꼰대 정치'나 '686 정치'와의 대결 구도를 강조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 제기에는 공감할 부분이 있습니다. 기성 정치가 청년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은 오랫동안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청년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정치적 명분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지, 어떤 정책을 준비했는지, 그리고 국민에게 어떤 신뢰를 줄 수 있는지입니다.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도부에 들어가야 하거나 공천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결국 또 다른 형태의 특권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꼰대들이나 하던 짓이라며 비판하던 행태를 청년이 답습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정치는 존재 자체를 인정받는 공간이 아니라 타자를 설득하는 공간입니다. 청년 정치인에서 청년이 가지는 의미는 정치인의 성격을 규정하는 여러 조건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은 놓쳤으면서도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자격이 자동 부여되는 건 아닙니다. 설득과 해결책 제시를 위한 공간이어야 할 정치에서 존재 자체가 명분이 될 순 없습니다.
 
적어도 청년 정치가 힘을 키우려면 자세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청년이니까 기회를 달라'가 아니라 '청년인데도 기성세대만큼 빼어난, 혹은 더 나은 정책과 더 뛰어난 역량으로 평가받겠다'라는 자세여야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실력과 성과로 인정받는 청년 정치인이 많아질수록 청년 정치의 기반도 단단해질 것입니다.
 
청년은 정치에서 더 많이 등장해야 합니다. 청년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할 능력과 비전을 갖춘 정치인이기 때문이어야 합니다. 대표성을 확대하는 노력과 능력 중심의 경쟁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청년 정치도 일회성 구호가 아니라 우리 정치를 변화시키는 진정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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