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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1위?…숫자의 함정
입력 : 2026-07-22 오후 9:50:00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대학 홍보물에서 '취업률 1위'라는 문구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높은 취업률은 분명 자랑거리입니다. 하지만 숫자만으로 대학이나 일자리의 질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허장 재정경제부 차관이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공공기관 청년인턴 간담회'를 참석, 시작하기에 앞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취업률이 높다고 해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얻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기업과 산학 협력이 잘 이뤄져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된 결과일 수도 있지만, 근무 여건이 열악해 퇴사율이 높고 채용이 반복된 결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같은 '취업률'이라는 숫자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청년 일자리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청년 일자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앞서 공공기관과 민간을 합쳐 20만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후속 조치로 지난 21일 공공기관 청년인턴 간담회를 열고 취업준비 청년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공공기관이 청년들의 '취업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입니다.
 
방향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일자리의 '개수'가 아니라 '내용'입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채용 공고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 다닐 수 있는 일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도 미취업 청년들은 취업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업무 경험 및 경력개발 기회'를 꼽았습니다. 회사를 선택할 때도 임금 수준과 워라밸, 직무 적합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 준비에 가장 도움이 되는 지원제도 역시 '인턴 또는 일경험 프로그램'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공공기관 일자리 확대 역시 청년들이 원하는 기준을 얼마나 충족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단기 인턴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친다면 취업률은 높아질 수 있어도 체감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직무 경험을 쌓고 AI(인공지능) 등 미래 역량을 키우며 민간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면 같은 숫자라도 의미는 크게 달라집니다.
 
청년 취업은 단순히 고용지표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산 형성과 결혼, 출산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몇만개를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었는가'입니다. 숫자는 정책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청년들의 현실까지 설명해 주지는 못합니다. 청년 일자리 정책도 취업률처럼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윤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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