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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무익한 환율 망국론
입력 : 2026-07-21 오전 10:18:58
중동의 화약고가 전면전으로 비화했습니다. 미군 사상자 발생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보복 폭격이 열흘째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의 맞대응 시사와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선포까지 겹치며 지정학적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교과서적인 거시경제 논리라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되며 원·달러 환율은 천정부지로 솟구쳐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현재 외환시장의 흐름은 정반대입니다. 여전히 절대적인 레벨은 높지만, 환율은 오히려 확전 이전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환율 하락의 배경에는 막대한 달러를 쥐고 있던 수출 기업들의 태세 전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역대급 수출 호황으로 벌어들인 달러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해 왔습니다. 과거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미국 현지 공장 증설 및 투자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 달러를 원화로 바꿀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환전했다가 환율 변동성 탓에 환손실이 커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호남권 등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기조가 반전된 듯 보입니다. 대규모 국내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원화 자금이 필수적입니다. 기업의 재무 라인 입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저평가된 현재의 '고환율' 구간이야말로 달러를 환전해 원화를 대량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차익실현 구간입니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과 일부 여론은 고환율 현상만을 떼어내어 당장이라도 국가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호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실체는 달랐습니다. 국내 수출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증시 역시 역대급 활황을 보였으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그 어느 때보다 견조했습니다. 고환율은 우리 경제의 붕괴 시그널이 아니라, 글로벌 강달러라는 외부 변수와 기업들의 전략적 달러 보유가 맞물린 복합적 결과물이었을 뿐입니다.
 
현 정권을 비판하기 위해 경제 상황의 본질과 자본 시장의 실제 메커니즘을 외면하는 행태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객관적인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의 합리적인 재무 활동마저 '망국론'의 프레임에 끼워 맞추며 비판에만 몰두하는 선동은 국익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환율이 표시된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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