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헌법상 대한민국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국회의원 임기 4년보다는 1년 더 깁니다. 다만 연임 제한이 없는 국회의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에게는 조바심이 느껴집니다. 모든 권한이 주어진 듯한 대통령이지만, 그가 가진 실질적 권력은 실제로 5년을 채우지 못합니다.
12·3 비상계엄과 또 한 번의 탄핵으로 발생한 국정 공백에서 탄생한 이번 정부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이 곧바로 출범한 이재명정부에게 주어진 시간은 더 짧습니다.
지난 1년의 성과도 있겠지만, 초점은 '비정상의 정상화'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남은 4년은 만 4년이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찾아오는 임기 말 '레임덕(조기 권력 누수)'이 1년의 유효기간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만 3년이 남았습니다.
만 3년 안에 이 정부의 국정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2028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까지 있습니다. 만약 6·3 지방선거와 비슷한 결과가 도출된다면 남은 시간은 2년입니다.
이 단순한 계산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6·3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의 조바심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당 내부에서 발발한 내전에 직접 참전한 것 역시 그렇습니다. 남은 2~3년 국회 입법이 중요한데, 자칫 정부가 구상하는 개혁의 길과 당의 길이 다를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길은 중도 우파인 반면, 대통령이 우려하는 당의 길은 진보의 길입니다. 얼마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구조적 다수'를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는 대통령의 조바심이 오히려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외교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패를 드러낼 때 찾아오는 불리함 대신, 전략적으로 모호한 위치를 택하며 양쪽에서 이득을 취하는 전략입니다. 비겁해 보일 수 있겠지만 외교에서는 '생존 전략'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참전으로 이미 당은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성과를 내는 것에만 집중하는 편이 어떨까 싶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