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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입력 : 2026-07-16 오후 8:41:33
옷을 좋아하는 임금이 '구제불능의 바보에게 보이지 않는 옷감'이란 말에 속았다. 그는 존재하지 않는 옷감으로 옷을 만들게 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임금을 보며, 신하와 백성들은 스스로가 바보로 보일까 두려워 옷이 보인다고 거짓말했다. 이때 임금의 알몸 행차를 본 한 아이는 "임금님이 아무것도 안 입었다"는 말을 외쳐, 군중이 진실을 자각하게 했다. 그럼에도 임금은 체면 때문에 끝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의 줄거리다. 이 동화는 임금을 통해 허영과 체면이 판단을 흐리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집단 속에서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한다. 또 권력과 사회적 압력에 대한 풍자로 해석되고, '바보'라고 낙인되는 공포는 진실을 억누르는 장치로 작동된다. 
 
유시민 작가가 민주당 전당대회를 한 달 남겨둔 지난 15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했다. 이번에는 ABC론보다 더 센 발언을 1시간이 넘게 쏟아냈다. 해당 방송의 진행자 최욱씨의 우려에도 유 작가는 자신이 고민해 온 문제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파장은 컸다. 전날 방송을 접한 민주당 의원 및 관계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SNS에 게재했다. 
 
SNS 글은 기사화되고, 유튜브를 비롯한 TV 시사프로그램에선 유시민의 비평으로 도배됐다. ABC론을 제기했던 때 어떤 평론가는 "이젠 퇴물"이라며 유 작가를 폄훼했다. 그러나 막상 그가 한 말들은 주요 시사프로그램과 정치면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다양한 해석과 평론이 나온다. 
 
그가 방송에서 한 말은 '실패론'으로 축약됐지만,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대통령이 택한 사람이란 뜻의 이른바 '명픽'을 탄생시켰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권자의 위치에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넣으려고 하는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으로 돌아갈 때 그를 추켜세운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지배받는 당은 망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을 추론하는 과정 등을 언급했고 방송 말미에는 "이 모든 추측과 실패에 대한 예측이 어긋나고 이재명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했다. 똑같은 발언을 듣고 이해관계에 따라 또는 자신의 선호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벌거벗은 임금님' 속 내용처럼 현실 정치가 동화처럼 단순하진 않다. 다만 이 이야기는 집단 내부에서 불편한 목소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유시민의 진단이 옳은지 그른지는 시간이 가려낼 것이다. 다만 미움받을 용기를 택한 듯한 이번 발언이 ABC론보다 더 큰 논쟁을 불러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AI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사진=챗지피티)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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