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데이터센터는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각국은 더 많은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환경 부담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로도 불렸습니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최근에는 전력보다 더 주목해야 할 문제가 바로 물입니다.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의 간접 물 사용량은 서버 냉각에 직접 사용하는 물보다 평균 12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양의 물이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AI 서비스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력과 함께 상당한 양의 수자원도 함께 사용되는 셈입니다.
직접 사용하는 물 역시 적지 않습니다. 대형 서버는 엄청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이 필수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냉각수는 상당 부분이 기화하면서 사라져 재사용이 쉽지 않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도 예외가 아닙니다. 정부와 기업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뿐 아니라 용수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전력망과 함께 수자원 확보가 핵심 조건으로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AI는 우리에게 더 빠른 연산과 더 높은 생산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막대한 전기와 물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 여파로 물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는 인근 하천, 댐, 지하수 등 수원을 집어삼켜야 합니다.
AI는 디지털 산업이지만, 이를 움직이는 기반은 생각보다 훨씬 아날로그입니다. 전기와 반도체, 그리고 물. 우리가 화면 속에서 사용하는 AI는 결국 현실의 자원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오리건주 힐스버러의 한 데이터센터 옥상에 냉각 시스템용 팬들이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