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충남 아산시 KTX 평택~오송 2복선화 2공구 건설 현장에서 이주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하고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노동자 A씨가 토사 반출용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벨트와 지지대 사이에 끼여 숨졌습니다.
A씨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2022년부터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해왔습니다. 한국 생활 4년 동안 특별한 사고 없이 근무했고, 평소 안전 수칙을 성실히 지켜 원청인 SK에코플랜트로부터 안전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안전 수칙을 누구보다 잘 지킨 숙련노동자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SK에코플랜트 시공 현장에서는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지난해 11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는 형틀목공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올해 1월에는 같은 현장에서 철근 노동자가 뇌출혈로 사망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장시간 노동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고용노동부는 특별감독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5월에도 협력사 소속 노동자 1명이 숨졌으나, 경찰과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업무상 사고가 아닌 병사로 확인됐습니다.
사고는 달라도…반복된 안전조치 미비·장시간 노동
노동계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서로 달랐지만, 현장에서는 비슷한 작업환경 문제가 반복됐다고 지적합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은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비입니다. 동료들에 따르면 이번 아산 사고에서는 컨베이어벨트 점검 작업이 2인1조 원칙 없이 혼자 이뤄졌고, 사고 지점에는 비상정지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용덕 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 상임활동가는 "안전 수칙을 성실히 지킨 노동자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는 것은 개인의 실수보다 비상정지장치와 방호덮개 부재, 2인1조 작업 원칙 미준수 등 구조적인 안전관리 문제 때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8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와 시민단체가 공사 현장에서 숨진 미얀마 이주노동자 A씨를 추모하며 원청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는 장시간 노동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난해 숨진 형틀목공 노동자와 올해 숨진 철근 노동자는 모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로 하루 13시간 안팎의 장시간 노동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계는 무리한 공사 일정과 인력 운영이 노동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SK에코플랜트 하청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문제는 현장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하청업체 4곳 노동자 1248명 가운데 827명(66.3%)이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업체는 위반 비율이 80%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노동부는 장시간 노동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