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지컬 인공지능(AI)이 차세대 AI 분야로 주목받으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일상을 함께하는 아이돌 외모의 반려 로봇까지 등장하며, 로봇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인공지능의 성능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배터리였습니다. 일부 반려 로봇은 한 번 충전으로 약 2시간 정도만 움직일 수 있어 기대보다 활용 시간이 짧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AI는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오래 함께할 수는 없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 장면은 현재 기술 발전의 또 다른 현실을 보여줍니다. AI 모델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 움직이는 기계에 적용하는 순간 가장 큰 제약은 배터리에서 발생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을 탑재해도 충분한 전력을 오래 공급하지 못하면 기술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휴머노이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기차 역시 배터리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이 결정됩니다. 결국 피지컬 AI와 전기차,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모두 같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무한동력이라는 꿈을 이야기해왔습니다. 현실적으로 무한동력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 꿈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더 작고 더 오래가며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입니다.
앞으로 AI 혁신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알고리즘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배터리를 얼마나 소형화할 수 있는지, 같은 크기에서 얼마나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지가 함께 해결돼야 합니다. AI의 두뇌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두뇌를 움직일 '심장'인 배터리는 아직 따라가야 할 길이 남아 있습니다.
결국 미래 기술 경쟁은 AI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배터리 기술이 함께 발전할 때 비로소 피지컬 AI와 전기차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에서 사람의 피부 질감, 혈관, 속눈썹까지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