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삼계탕 전문 식당 모습(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더위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제 몸보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꼭 몸보신을 하는데요. 그런데 복날이 다가오면 으레 찾던 삼계탕도 이제는 선뜻 주문하기 어려운 음식이 됐습니다. 서울의 유명 음식점 가운데서는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을 넘긴 곳도 적지 않습니다. 닭 가격 상승에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오르면서 '보양의 값'도 함께 비싸졌습니다. 몸을 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던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됐습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계탕의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기준 1만8154원입니다. 이는 2021년 1만4077원보다 약 29% 오른 수준입니다. 5년 만에 4000원 넘게 상승한 셈입니다. 원래도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으로 외식 메뉴 가운데 가격이 높은 편이었지만, 이제는 부담이 한층 더 커졌습니다.
가격 상승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닭'입니다. 올해 5월 육계 평균 소매가격은 ㎏당 6518원으로, 2021년 5433원보다 약 20%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삼계탕에 들어가는 찹쌀과 마늘, 대추 등 각종 식재료 가격도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인건비와 임차료, 공공요금까지 더하면 삼계탕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르는 것은 삼계탕만이 아닙니다. 장어구이와 갈비탕, 추어탕 등 대표적인 보양식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습니다. 외식 물가 전반이 오르면서 '보양의 값'은 이제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소비가 됐습니다. 계절이 되면 자연스럽게 즐기던 보양식이 이제는 가격부터 따져야 하는 음식이 된 것입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간편식이나 밀키트를 이용해 집에서 보양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보양의 의미는 그대로지만 소비 방식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식당 역시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부담 속에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이는 식당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비자도, 자영업자도 모두 물가 상승의 부담을 떠안고 있습니다. 치솟는 물가가 우리 일상에 남긴 또 하나의 풍경인 셈입니다.
보양의 값은 더 이상 식재료 가격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치솟는 물가 속에서 건강마저 가격표를 먼저 살펴야 하는 시대, 우리가 치러야 하는 또 다른 비용이 아닐까요?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