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위는 돈이 아니라 '토큰(Token)'입니다. 챗GPT에 질문을 입력하고 답을 받는 모든 과정이 토큰으로 계산됩니다. 글자 수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AI가 이해하는 최소 단위라고 보면 쉽습니다. 이제 AI 서비스는 월 정액보다 '토큰을 얼마나 쓰느냐'가 비용을 결정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이 변화는 AI 산업의 경제 구조도 바꾸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라는 '삽'을 파는 기업이라면, 앞으로는 토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들고, 사고팔고, 관리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AI를 도입할수록 토큰 사용량이 급증하는 만큼 비용을 줄이고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KT 박윤영 대표는 취임 후 첫 신사업으로 '토큰 팩토리(Token Factory)'를 꺼내 들었습니다. 기업이 AI 토큰을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분하며 최적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단순히 AI 모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AI를 사용하는 기업의 비용과 운영까지 관리하는 토큰 경제의 인프라 사업자가 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장기적으로는 KT가 가진 네트워크와 보안, 결제 역량을 결합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로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AI 시대에는 반도체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AI가 실제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큰의 흐름 역시 새로운 산업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경쟁은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들었느냐를 넘어, 누가 토큰을 가장 효율적으로 유통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느냐로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토큰 경제가 AI 시대의 새로운 인프라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