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내놓으면서 건설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수백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과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조성이 예고되면서 침체된 건설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주택경기 둔화와 공공 발주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온 건설업계로서는 오랜만에 대형 수주 기대감이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를 곧바로 '건설 특수'로 연결하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반도체 팹은 일반 산업시설과 달리 고도의 시공 기술과 클린룸 구축 경험, 보안 역량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하이테크 공사입니다. 이 때문에 본공사는 삼성물산과 삼성E&A, SK에코플랜트 등 계열 건설사를 중심으로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모든 건설사가 동일한 수준의 수혜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중견·지역 건설사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 공장 건설은 생산시설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산업단지 조성과 전력·용수 공급시설, 도로와 철도, 데이터센터, 기숙사와 복리시설, 배후도시 개발까지 연쇄적인 건설 수요가 뒤따르게 됩니다. 특히 기반시설과 부대공사는 공공 발주와 지역업체 참여가 가능한 영역이 적지 않아 중견·지역 건설사로도 온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이번 메가프로젝트의 의미는 반도체 공장 몇 기를 짓느냐에만 있지 않아 보입니다. 첨단산업을 뒷받침할 전력과 용수, 교통망, 산업단지, 도시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건설산업 역시 단순 시공을 넘어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건은 속도와 실행력입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은 발표만으로 시장의 기대를 키울 수 있지만, 실제 건설경기를 움직이는 것은 착공과 발주, 공사 진행 속도입니다.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성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민간 투자가 적기에 집행될 때 건설업계의 기대도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메가프로젝트의 성패 역시 투자 규모보다 실행력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