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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서른살 생일
입력 : 2026-07-02 오후 4:55:43
한국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범한 코스닥이 서른살 생일을 맞았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스스로 뜻을 세워 자립한다'는 의미의 이립이지만 지금의 코스닥은 여전히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과 같습니다. 
 
출범 당시 1000에서 시작한 지수는 30년이 지난 현재는 1000선 아래에 머물고 있습니다. 코스피의 역대급 불장과 함께 코스닥도 올 1월 1000선을 재돌파하면서 신고가 경신의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몇 차례의 급락 장세가 연출되면서 현재는 800선대를 횡보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코스닥 3000'의 비전은 여전히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립니다. 
 
(사진=한국거래소)
 
물론, 코스닥이 정체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개장 당시와 비교해 상장기업 수는 318개에서 1732개로 5.4배 늘었고, 시가총액은 7조원에서 515조2000억원으로 73배,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약 7000배 확대됐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코스닥은 펀더멘털이 약하다는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실적 부풀리기나 불성시공시 등의 논란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원흉입니다. "코스닥을 왜 하냐"는 핀잔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겁니다.  
 
그렇다보니 코스닥의 앞날의 묻는 질문에 업계 관계자들 역시도 한숨부터 앞세웁니다. "잘 돼야 하는데"라고만 아쉬워 할 뿐이죠. 코스닥 출범 30주년 기념식 행사장에서 만난 이동훈 코스닥협회장 역시도 "반도체 쏠림이 심한 지금으로서는 백약이 무효한 상태"라고 자조했습니다. 
 
이날 이억원 금융감독위원장은 "앞으로의 비전을 명확히 하고 역할과 책임을 다하며 성장하는 시기인 만큼 코스닥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에서도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방안 등을 내놓는 등 코스피와 코스닥의 키 높이기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재합니다. 강제하지 않더라도 자본이 스스로 시장을 찾아올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부디 코스닥이 내년 생일에는 같은 고민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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