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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입력 : 2026-06-29 오후 5:30:16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입학을 한 신입생이 첫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년 전,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SNS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공간이었다. 친구들과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남기는 정도였다.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온라인에서도 이어지는, 말 그대로 '소통'의 수단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릴스와 쇼츠는 끝없이 이어지고, 알고리즘은 내가 한 번이라도 멈춰 본 영상을 다시 가져온다. 친구의 일상뿐 아니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의 삶까지 손바닥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문제는 우리가 그들의 삶을 너무 오래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조금 더 괜찮게 보이고 싶어 한다. 심리학에서도 사람은 타인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SNS는 이런 욕구를 극대화하는 공간이다.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 오랜 노력 끝에 얻은 합격증, 가장 잘 나온 사진 한 장이 피드를 채운다. 누군가의 SNS는 하루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 일기가 아니라, 수십 번의 선택 끝에 남겨진 '베스트 컷'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자주 잊는다. 타인의 하이라이트를 보며 내 평범한 일상과 비교한다. 저 사람은 매일 행복한 것 같고, 나는 왜 이렇게 제자리일까. 저 사람은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 같은데, 나는 왜 늘 부족할까. 그렇게 시작된 부러움의 화살은 어느새 자책으로 돌아와 꽂힌다.
 
실제 연구에서도 SNS에서 자신보다 더 행복하거나 성공한 사람과 비교하는 '상향 사회비교'가 잦을수록 자존감은 낮아지고 우울감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한다. 비교가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동력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SNS 속 비교는 출발선부터 공정하지 않다. 상대는 가장 빛나는 순간만 보여주고, 나는 내 삶의 전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편집된 삶과 편집되지 않은 삶을 비교하는 게임에서 이기기는 어렵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의 삶을 알게 됐다. 알 필요가 없었던 사람들의 휴가, 연봉, 운동, 식단, 연애, 집, 소비까지. 더 큰 문제는 이런 환경이 이제 막 자아를 만들어가는 청소년들에게는 '일상'이라는 점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SNS와 함께 자랐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를 만나기보다 피드를 넘기고, 잠들기 전까지 릴스와 쇼츠를 본다. 비교는 더 이상 시험 성적이나 학교생활에만 머물지 않는다. 외모와 패션, 소비, 여행, 인간관계, 심지어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가'까지 비교의 대상이 된다. 현실에서는 몇 명과 자신을 견줬다면, SNS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명의 삶을 마주한다.
 
물론 SNS가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니다. 세상을 더 넓게 보고, 새로운 정보를 얻고, 영감을 받는 순기능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어쩌면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느라 정작 가장 가까이에서 돌봐야 할 자신의 삶은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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