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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쩐의 전쟁’…K소부장 키울 골든타임
입력 : 2026-06-29 오후 5:47:10
“좋으면서도 불안한 거 아세요? 행복한 고민이긴 한데, 무턱대고 (공장을) 증설했다가 고꾸라지면 어떡하죠? (업계에) 과거 전력이 있는데, 지금 증설을 안 할 수도 없고. 이런 고민이 제일 힘드네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만난 반도체 소재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AI) 산업으로 전례 없는 초호황기(슈퍼사이클)를 맞이한 반도체 산업의 온기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로 퍼지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슈퍼사이클 이후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들의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반도체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반도체 호황기는 지난 1995년 D램 호황, 2000년 닷컴 호황, 2017~2018년 메모리 호황, 2021년 코로나19 시기 단기 호황, 그리고 현재 AI 기반의 슈퍼사이클이 꼽힌다. 과거 IT 기기 수요 기반의 호황기는 제품 교체 주기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의 슈퍼사이클은 AI라는 새로운 수요처가 생겼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대비 산업의 크기 자체가 커졌으니, 하락세가 와도 가파르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체 D램 출하량의 57%가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매출액 기준으로는 서버용 D램과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비중이 전체 D램 시장의 65%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수요에 따른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D램 수요의 중심축이 모바일, PC 중심에서 벗어나 서버 및 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금의 슈퍼사이클은 과거의 어떤 메모리 호황기보다 더 길고, 풍요로운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 바로 소부장에 투자할 기회다. AI 인프라 수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에 편중된 K반도체 생태계를 보강하는 데 자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동남·대경권을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 허브로 육성하고, 전력 반도체 등 차세대 혁신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면서 “이를 통해 생산거점, 패키징, 소부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전국 단위의 반도체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호황기에 내린 의사결정은 다음 사이클의 기틀을 다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운사이클에도 K반도체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산업의 뿌리인 소부장 육성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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