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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보수 적자 전쟁
입력 : 2026-06-25 오후 4:28:32
선거가 끝나자마자 보수 진영의 숨 고르기가 시작됐습니다. 6·3 지방선거 승리로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퇴론에 속도 조절을 주문했습니다. 연일 장 대표를 압박하던 오 시장이 한발 물러선 배경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립니다.
 
겉으로는 정점식 원내대표의 연착륙 구상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입니다. 성급한 변화가 가져올 부작용을 경계한 것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과거 이준석·한동훈 체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후유증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절차를 밟으며 명분을 쌓고, 단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또 다른 배경에 주목합니다. 한동훈 의원의 존재입니다. 지방선거 이후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로 떠오른 두 사람은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습니다. 결국 보수의 심장부인 TK(대구·경북)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선거 기간에는 같은 방향을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은 다릅니다. 누가 보수의 미래를 대표할 것인지 경쟁해야 하는 관계가 됐습니다. 최근 두 사람 사이에서 미묘한 거리두기가 감지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지금 보수 진영에 필요한 것이 차기 주자 경쟁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국민의힘은 아직 지방선거 패배의 상처를 완전히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지도체제 정비와 쇄신 방향을 둘러싼 논란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당이 어디로 갈지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누가 앞서갈지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은 자칫 국민에게 또 다른 계파 다툼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보수 적자를 둘러싼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당의 쇄신이 먼저입니다. 대권 경쟁은 그다음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보수 적자 전쟁은 미래를 향한 경쟁이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국민일보·연합뉴스)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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