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이 1년째 끝모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초 코스피가 '꿈의 지수' 일 것만 같던 5000을 넘었을 때만 해도 곧 랠리의 끝이 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수는 어느새 1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유례 없는 코스피 활황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이 서로 다른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일선 증권사 영업점의 프라이빗뱅커(PB)들의 마음은 특히 더 복잡하다고 합니다.
(사진=뉴시스)
모든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는데요. '박스피' 시절에도 비가 오면 짚신 장수 아들을 걱정하고, 맑으면 우산 장수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마냥 마음 편할 날이 없었지만 요즘처럼 '불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돈을 벌어주고도 욕을 먹는' 상황에 허탈감이 커진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상당 수의 불만 민원은 증시 활황의 단면인 '삼전닉스' 쏠림 현상에서 비롯된다고 하는데요. "왜 내 수익률이 이것 밖에 되지 않느냐"는 얘기를 안듣는 날이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왕좌를 차지한 SK하이닉스는 연초 대비 상승률이 300%가 넘고, 삼성전자 역시 20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고객들 입장에서야 "100만원도 되지 않았던 주식이 300만원이 코 앞까지로 올랐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 있겠지만 PB들은 "세상 어느 PB가 삼전닉스에 '몰빵'을 할 수 있느냐"라고 하소연합니다.
이 외에도 "왜 그 때 팔라고 했냐", "왜 더 사라고 추천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를 듣는 것은 예사고, 만족의 눈높이는 계좌가 고점이던 시절에 맞춰져 있으니 고객 응대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 합니다. 차라리 시장이 좋지 않을 때 '같이 힘을 내보자'고 다독이던 때가 그립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고객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이 결국은 위안거리라 합니다. PB들도 신이 아닌 사람이라 조금은 관대해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