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 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리오넬 메시의 아버지가 사망했다"라는 아르헨티나 대형 인터넷 방송 진행자의 보도 내용은 아르헨티나 현지는 물론 월드컵 전체를 뒤흔들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가짜뉴스'로 확인됐고, 해당 플랫폼은 관련 제작진 전원을 해고하며 사건을 일단락했습니다.
가짜뉴스는 단순히 대한민국에서만 발생하는 사회 문제가 아닙니다. 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던지는 시험대가 바로 가짜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도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등장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선거 범죄를 단속해 4191명을 적발했다고 하는데요. 이 가운데 허위·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이 1365명으로 전체의 32.5%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도 가짜뉴스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얼마 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G7 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배려로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바로 옆자리에서 환담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은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셀카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이 대통령의 얼굴이 윤석열씨로 바뀌어있고, 이 대통령 사진 하단에는 인공지능(AI) 수정 마크가 붙어 있습니다. 윤씨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사진을 이 대통령 측에서 AI로 수정했다는 가짜뉴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은 2025년 1월, 윤씨의 비상계엄은 2024년 12월입니다. 너무나 단순하게 진위를 가릴 수 있음에도, 지금의 시대는 검증의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희망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허위조작정보를 처벌하기 위한 법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는 겁니다. 위와 같은 명백한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를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표현의 자유'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자칫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입을 틀어막는(입틀막) 법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법이라는 것이 활용하기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정치권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명백한 가짜뉴스를 제외한 경우에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재건기금이라는 표현을 두고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이란 재건기금'이라는 말 자체는 가짜뉴스에 해당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민간자본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짜뉴스와 사실의 경계에 놓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정치인들이 가짜뉴스 방지법을 악용하는 순간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입틀막만 남게 됩니다. 지금 정치권이 이미 '뉘앙스'만으로 가짜뉴스를 논하고 있다는 점은 암울한 미래를 예고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