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월 3일 이후 청와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나 6월 3일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갈리는 느낌입니다.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승리했지만 청와대가 받은 성적표는 '참패'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투표용지 사태'는 불난 집에 기름까지 부은 격입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부터 바뀌고 있는 분위기는 이재명 대통령의 행동이 증명합니다. X(엑스·옛 트위터)만 보더라도 대통령의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분명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거칠었습니다. 그런데 지방선거 이후 메시지 자체에서 느껴지던 '거침'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조급함이 생겼습니다.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조급함, 남은 4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입니다.
그야말로 정치인 출신의 대통령이 느끼는 4년은 온전하지 못합니다. 정치권에서는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선거에 영향이 미칠까 개혁과제에서는 손을 떼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선 전 1년, 총선 전 적어도 6개월의 시간은 청와대의 시간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느끼는 성과 창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조급함은 때때로 하는 일들을 망치기 마련입니다. 늘 그렇듯, 하던 대로 차분하게 하는 것이 성공의 길인데 말입니다.
이해는 갑니다. 대통령에게 지금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민주당 전당대회입니다. 지방선거 이후 야권에서 '레임덕'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습니다. 선거 결과 자체가 레임덕을 야기한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선거 결과에서 시작되는 나비효과가 레임덕을 야기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정권이 무너지는 몇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의 비위가 드러나 무너지기 시작한 경우가 있다면, 다름 아닌 여당에 의해 무너지기 시작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메시지에도 여당을 겨냥하는 메시지가 늘어나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여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습니다.
문제는 서로 대립각을 세우다 보면 분열의 길을 걷게 마련입니다. 이미 지지층 사이에서는 대립각이 너무 거셉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심한 일입니다. 지금의 권력 다툼이 불러올 나비효과는 더 감당하기 힘들 텐데 말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