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선거는 끝났지만 정치권의 시계는 아직도 선거에 멈춰 있는 듯합니다. 국민은 투표로 평가를 내렸지만 여야는 민심 분석보다 당내 권력 싸움에 몰두합니다.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일부 지역 민심 이반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국민이 보낸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보다 정치적 셈법이 먼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민의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장동혁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 대표는 거취 논란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앞세우며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에 대한 답은 좀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패배의 원인을 성찰하고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책임론 자체를 둘러싼 공방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 정치는 필요합니다. 승리한 정당도 패배한 정당도 민심 앞에서는 예외일 수 없습니다. 문제는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자리를 놓지 않으려 한다는 점입니다. 선거 결과를 통해 확인된 국민의 경고보다 정치적 유불리가 앞선다면 민심은 또다시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국민의 관심사는 당 대표 자리가 아닙니다. 경기 침체 우려와 물가 부담, 일자리 문제와 지역 경제 회복입니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의 모습에서는 민생보다 당내 권력이 먼저 보입니다.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여당에는 경고를, 야당에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대표가 되느냐가 아닙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화로 이어가느냐입니다.
정당은 국민의 선택으로 존재합니다. 당권은 당원의 손에 달려 있지만 민심은 국민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여야 모두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당권 경쟁이 아니라 민심에 대한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