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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무인화 막는 방산 원가제도, 이제는 손볼 때
입력 : 2026-06-11 오후 2:14:12
“1970년대 만들어진 방산 원가 제도를 손봐야 할 때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사고 원인을 특정하기는 이르지만, 시대에 뒤처진 방산 원가 제도가 현장의 자동화·무인화 투자를 가로막으면서 이번 사태가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다.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기 위해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방산 원가 제도는 정부가 무기 생산에 들어간 재료비와 인건비, 경비 등을 검증한 뒤 여기에 일정 수준의 이윤을 더해 납품 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다. 일반 제조업처럼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사실상 유일한 구매자인 방산업 특성상 적용되는 방식이다. 1973년 ‘방위산업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됐고, 1970년대 중반부터 방산물자 원가계산 및 이윤보상 체계가 도입됐다. 
 
문제는 이 제도가 여전히 ‘사람을 투입한 비용’은 비교적 쉽게 인정하면서도, ‘사람을 줄이기 위한 투자’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건비와 노무비같은 경우는, 연봉 등 지출 내역이 명확해 원가로 산정하기 쉽다. 반면 자동화 설비나 무인화 장비, 시설 개선에 들어간 투자비는 실제 생산 원가에 얼마나 반영해야 하는지 판단이 쉽지 않아 정부 입장에서도 검증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을 줄이고 설비를 고도화하는 투자보다 기존 인력 중심의 생산 방식을 유지하는 쪽이 원가 보전 측면에서 더 유리한 구조가 된다.
 
지금까지는 방산 수요가 국내에 한정돼 있었던 만큼, 기존 원가 제도의 한계가 큰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국내 방산업계는 글로벌 수출 호황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 안전사고는 수출 신뢰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생산량 확대뿐 아니라 안전한 생산체계와 지속 가능한 투자 구조를 함께 갖춰야 할 시점이다.
 
특히 업계 ‘맏형’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마저 이 같은 제도적 한계에 노출돼 있다면, 다른 방산 사업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방산 원가 제도를 손질해 자동화·무인화 설비 투자와 시설 개선 비용도 합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보완에 나서야 한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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