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를 함께 출입하다 보면 가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산업계는 성장과 투자, 경쟁력을 이야기하고 노동계는 분배와 처우, 노동권을 이야기합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습니다. 성과급과 이익 배분 문제를 넘어 '초과이윤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논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면 임금을 얼마나 올릴지를 논의했다면, 이제는 영업이익 자체를 노동자, 나아가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등장했습니다.
산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기업이 노력해 번 돈인데 왜 건드리느냐"는 목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투자자는 배당받고 기업은 그 이익으로 다시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너무 적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비슷한 일을 하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크고 나아가 대기업 성장 과정에서 국민의 세금과 정책적 지원이 있었던 만큼 사회적 환원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더욱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논쟁을 외면할 수도 없습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성장으로 일부 기업의 수익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는 만큼 사회적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세수와 초과이윤은 다른 문제라며 초과이윤 논쟁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만 먼저 초과이윤 분배 제도를 도입할 경우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거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충분히 고민해 볼만한 지적입니다. 법인세 부담만으로도 기업들이 투자처를 옮기는 시대에 초과이윤 배분이란 부담을 지운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초과이윤 논쟁은 결국 '누가 더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의 성장과 노동의 보상이 어떻게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가깝습니다. 지금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산업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성급한 제도 도입도, 무조건적인 반대도 답이 되기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산업과 노동이 서로의 반대편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업이 성장해야 노동자의 삶도 나아질 수 있고, 노동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기업의 성장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해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대립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이며,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