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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 못한 월드컵 특수
입력 : 2026-05-29 오후 4:59:48
(사진=뉴시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통업계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과거 월드컵 시즌마다 이어지던 할인 경쟁과 특수 기대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외식업계까지 들썩이던 월드컵 대목의 분위기는 한층 옅어졌다.
 
한때 월드컵은 유통업계 최대 이벤트 중 하나였다. 편의점은 치맥과 야식 할인 행사에 나섰고, 대형마트는 TV 판매 특수를 기대했다. 거리응원 문화와 맞물려 맥주·치킨·배달 수요가 폭증했고 카드사와 유통기업들은 앞다퉈 대한민국 승리 이벤트를 쏟아냈다.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소비를 움직이는 거대한 축제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바라보는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일부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과거처럼 업계 전체가 월드컵 특수에 기대를 거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예전 같은 월드컵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 환경이다. 과거 월드컵 특수의 핵심은 동시 소비였다. 국민들이 같은 시간 TV 앞에 모여 경기를 보고 거리응원에 참여하면서 치킨·맥주·대형 TV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콘텐츠 소비가 철저히 개인화됐다. OTT와 모바일 콘텐츠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온 국민이 한 경기를 함께 보는 경험에 예전만큼 열광하지 않는다.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도 예년과는 다르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 대한 축구팬들의 실망감과 피로감은 월드컵 열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정몽규 체제 아래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방식과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행정 투명성 논란 등을 둘러싼 비판 여론까지 겹치면서 일부 팬들은 대표팀과 월드컵 자체에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국가대표 경기라면 무조건 응원한다는 분위기도 이번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북중미 현지 시간에 따른 늦은 경기 시간대와 고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야식·외식 소비 역시 과거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다.
 
물론 월드컵 마케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처럼 월드컵=유통업계 대목이라는 공식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 소비는 분산됐고, 콘텐츠는 개인화됐으며, 월드컵이 가진 희소성과 상징성 역시 예전만 못해졌다.
 
결국 월드컵 특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비 방식과 이벤트를 바라보는 시대의 감각이 달라진 것이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이 유통업계에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매출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느냐가 아니다. 변화한 소비 문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고객과 연결될 수 있느냐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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