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취업준비생은 직장인을 부러워하고, 직장인은 취업준비생을 부러워한다"고 합니다. 직장인은 반복되는 업무와 조직생활 속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이는 취준생을 부러워하고, 취준생은 불안정한 미래 속에서 월급이 보장된 직장인을 부러워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최근의 분위기는 조금 달라진 듯합니다. 예전에는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한 취업 준비'가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일단 취업이라도 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학벌과 자격증, 인턴 경험은 기본이 됐고 이른바 '스펙 인플레이션'으로 졸업 후 곧바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대기업 공채만을 고집하기보다 우선 노동시장에 진입해 경력을 축적하려는 흐름이 강해진 것입니다. 다만 중동전쟁 여파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중소기업 채용마저 위축되는 모습입니다. 청년층 입장에서는 '일단 취업이라도 하자'는 전략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제 더 이상 낯선 뉴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어느새 익숙한 통계가 됐습니다. 숫자 자체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감소 흐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청년 취업자 수는 벌써 24개월 연속 줄고 있습니다. 그 사이 우리 경제는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수출도 견조했지만, 고용은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청년층이 체감하는 노동시장은 더 빠르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기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산업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 활용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기업들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자동화로 대체되고 있고, 기업들은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핵심인력 중심 운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새롭게 늘어나는 일자리 상당수는 돌봄·서비스업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초고령사회에서 필요한 분야입니다. 그러나 상당수는 저임금·불안정 고용이라는 한계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결국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와 실제 노동시장에서 늘어나는 일자리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청년 일자리 지원 예산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AI와 자동화로 줄어드는 노동 수요·제조업 기반 약화·서비스업 중심 재편 흐름 속에서 어떤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청년들에게 "조금만 더 버티라"는 말만 반복하기에는 구조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지고 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