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남산골 한가위축제 삼삼오락에서 안성남사당 줄타기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람들은 타인의 선택을 꽤 쉽게 설명하려 합니다. 낯선 나라로 떠나겠다는 사람에게는 '도피 같다'고 말하고, 익숙한 길을 벗어나려는 사람에게는 '현실을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몇 마디 말만으로도 누군가의 삶은 금세 하나의 단어로 정리됩니다.
가끔은 정말 상대를 이해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아니면 자신의 기준 안에서 상대를 바라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선택이라도 누구에게는 무모함으로 보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겨우 꺼낸 용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가벼워 보이는 결정에도 오래된 고민이 숨어 있고, 평온해 보이는 얼굴 아래에도 쉽게 말하지 못한 시간들이 남아 있습니다.
말은 생각보다 오래 남습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듣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반복되기도 합니다. 특히 자신의 선택 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건넨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단정적인 시선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필요한 것은 섣부른 해석보다, 서로의 삶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려는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선택을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함부로 정의하지 않으려는 태도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저마다 다른 속도와 방향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