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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걸린 대학축제
입력 : 2026-05-28 오후 5:25:40
5월이 되면 가슴이 들뜹니다. 캠퍼스 울리는 베이스 소리, 인파 속에서 흘러 나오는 함성, 땀 흘리며 웃는 얼굴들. 봄이 되면 아직도 대학 축제가 바로 연상됩니다.
 
(사진=변소인 기자)
 
올해도 모교를 찾았습니다. 가수 라인업을 검색하고 일정도 확인했지만 망설이는 시간은 필요했습니다. 철저하게 외부인을 배척하는 안내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무대 앞에는 재학생 전용 구역이 설정돼 있었고 외부인은 그 경계 너머 먼발치에서 스크린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모서리에 자리를 잡고 선 제 옆에는 동네 초등학생 몇 명과 아이 손을 잡은 동네 주민이 함께 서 있었습니다. 무대와 멀어진 거리 탓에 무대가 아닌 스크린을 보면서 말입니다. 재학생 시절 동네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던 모습과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대학 축제가 빗장을 걸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인기 아이돌이 대학 무대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외부인 팬덤과 졸업생이 몰려들어 재학생과 마찰을 빚는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암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재학생들은 외부인을 배제하는 변화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재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쾌적하게 누리고 싶다는 요구는 어쩌면 당연한 요구이기도 했습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대학 축제 분위기는 또 한 번 달라졌습니다. 안전 문제까지 살피게 되면서 입장 인원을 사전 제한하고 공연 관란 공간을 줄이는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현장 분위기도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넓은 길목에도 많은 안전 요원이 배치됐고 잠깐 걸음을 멈추고 무대를 올려다보는 것조차 제지를 받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질서 정연함은 꼭 필요하지만 이 정도 수준이 필요한지는 의문이 듭니다. 넓은 캠퍼스 거리에서 재학생 일부에게만 할애한 공간, 지나가다 멈춰서 볼 수도 없는 공연. 대학생활의 꽃인 대학축제에서 재학생들이 최적의 공연 환경을 제공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허전함은 지울 수 없습니다. 제가 졸업생이라서가 아니라 그 시절 그 분위기, 그 맛이 빠져있어서입니다.
 
예전 대학축제는 대학 밖까지 흘러넘치는 축제였습니다. 학교 근처 슈퍼 아주머니도 나왔고 동네 꼬맹이들도 흥겨운 소리에 이끌려 몰려들었습니다. 지역과 함께하는 축제에 가까웠습니다. 학생과 동네 주민들이 하나되어 즐기며 서로에게 주는 선물과 같은 자리였습니다. 외부인과 단절을 선언한 뒤 대학축제 온도는 어쩐지 미지근합니다.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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