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이 얼마나 부러우면 원래 다른 색깔인데 자기 얼굴을 시퍼렇게 만든 사람이 나오겠나."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조롱과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벌어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공방은 지금 선거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조국 후보의 눈가 멍을 두고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에 비유해 비꽜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즉각 “부상을 조롱했다”며 반발했습니다. 선거 유세 현장이 지역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상대를 흠집 내는 무대로 변한 겁니다.
문제는 이런 장면이 특정 지역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상대 후보의 의혹과 전과 공방이 이어지고,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는 후보의 어머니까지 들먹이는 네거티브가 판을 칩니다. 여야는 각각 “내란 잔당 심판”, “오만한 여당 견제”를 외치며 사실상 대선 연장전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습니다. 정작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교통·주거·돌봄·지역경제 공약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평택만 봐도 그렇습니다. 삼성 반도체 캠퍼스 확장, 평택항 개발, 미군기지 이전 이후 도시 재편 같은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에게 전달되는 뉴스는 후보 간 신경전과 단일화 셈법뿐입니다. 누가 도시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지보다, 누가 상대를 더 세게 공격했는지가 화제가 되는 선거입니다.
물론 선거에서 검증과 비판은 필요합니다.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을 따지는 일은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입니다. 그러나 검증과 조롱은 다릅니다. 정책 비판과 인신공격 역시 같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상대를 향한 혐오와 비아냥이 선거의 중심이 되면 남는 것은 정치 불신뿐입니다.
상대를 향한 조롱이 넘치는 선거에서는 미래 비전도 설 자리를 잃습니다.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먼저 걸러내야 할 후보는 상대 비방에만 몰두하고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