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AI가 맛보게 한 달콤한 독사과
입력 : 2026-05-18 오후 1:39:05
일상 속 사소한 선택의 순간까지도 요즘에는 인공지능(AI)이 침투해 있습니다. 사소한 질문에도 바로 명쾌한 답이 돌아오고, 막대한 양의 문서도 프롬프트 몇번이면 깔끔하게 요약 정리됩니다. 예전 같으면 한참 검색하거나 생각했을 것들이 이제는 몇 초면 해결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 편리함이 정말 공짜일까. 물론 대용량과 더 정교한 답변을 위해서 여러 AI 툴을 구독해서 쓰고 있습니다만 어쩐지 구독 비용 이상의 비용이 청구되는 느낌입니다.
 
최근 챗GPT와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에서 크고 작은 장애가 이어졌습니다. 파일이 올라가지 않거나, 로그인이 되지 않거나, 아예 답변이 멈추는 식입니다. 그날도 여느때와 똑같이 대용량 파일을 요약해달라고 했는데 파일이 올라가지 않더군요. 요약이 안되면 제가 읽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 순간에는 '아 어떡하지' 싶으면서 아득했습니다.
 
새삼 AI 의존도가 체감됐습니다. 그러면서 단순 '먹통사태'가 아니라 사실 이 장애는 AI가 얼마나 무거운 기술인지 보여주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AI 먹통은 AI를 쓰는 사람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비해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가 부족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립 허가를 받은 곳들을 조사해 보니, 2026년까지 지어졌어야 하는 센터의 40%는 공사가 지연됐고, 2027년에 완공되어야 할 센터의 60%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고 합니다.
 
원인 중 하나로는 건설 노동자 부족이 꼽힙니다. 조금 아이러니합니다.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의 시간을 줄여주겠다는 AI가 정작 더 커지기 위해서는 다시 인간의 손을 필요로 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AI의 속도와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더 많은 서버와 전기, 사람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결국 다시 누군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지=챗GPT)
 
편리함이라는 달콤함에 속아 사용하던 AI의 청구서도 하나둘 도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료처럼 다가왔던 AI가 월 구독료를 받기 시작했고, 더 많이 쓰거나 더 좋은 성능을 원하면 더 비싼 요금제로 올라가야 합니다.
 
AI가 건넨 사과는 분명 달콤했습니다. 저 역시 그 단맛을 이미 알아버렸습니다. 아마 쉽게 내려놓기도 어려울 겁니다. 다만 이제는 그 사과가 완전히 공짜는 아니었다는 사실은 알고 먹어야겠습니다.
전연주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