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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시급한 ‘청천난류’
입력 : 2026-05-14 오후 2:56:43
기후변화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 중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청천난류’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 대응은 승객 안전벨트 착용 강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난기류 자체를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회피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에 투자 없이는 실질적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24년 5월21일(현지시각) 싱가포르로 향하던 런던발 싱가포르항공의 SQ321편이 미얀마 상공을 지나던 중 난기류를 만나 급강하하는 사고 발생 당시 기내 모습. (사진=X, 뉴시스)
 
‘청천난류’는 구름이 거의 없는 맑은 하늘에서 발생하는 난기류다. 일반 기상레이더에도 전파가 쉽게 잡히지 않아 ‘하늘 위 지뢰밭’으로 불린다. 특히 항공기는 정해진 항로를 따라 운항해 특정 고도와 항로에서 자주 발생하는 난기류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공유하고 이를 회피하느냐가 안전 확보 핵심이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청천난류 발생 빈도가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레딩대 연구진이 2023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항로 중 하나인 북대서양 상공의 ‘극심한’ 수준인 청천난류 연간 지속 시간은 1979년 17.7시간에서 2020년 27.4시간으로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간’ 수준은 70시간에서 96.1시간으로, ‘약함’은 466.5시간에서 546.8시간으로 각각 늘었다.
 
연구진은 지구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할 경우 청천난류 발생 확률이 여름·가을에는 14%, 겨울·봄에는 9%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마크 프로서 레딩대 연구원은 “2050~2080년 청천난류 발생 가능성은 산업화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기류 위험이 큰 이유는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24년 5월21일(현지시각) 싱가포르로 향하던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SQ321편은 미얀마 상공에서 강한 난기류를 만나 약 4.6초 동안 54m 급강하했고,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항공사 간 실시간 난기류 데이터 공유와 예측 시스템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정부 대책은 여전히 안전 수칙 강화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4년 8월 ‘비행 중 난기류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상시 좌석벨트 착용 문화 조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기내 안내방송 강화와 난기류 체험관 설치, 기내 서비스 중단 절차 표준화 등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항공사 간 난기류 정보 공유 확대와 조종사 교육 강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으로 꼽히는 청천난류 예측 기술과 기상 분석 체계 고도화, 데이터 축적을 위한 투자 계획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 교수는 “청천난류는 레이더에도 잘 보이지 않아 결국 실시간 데이터 축적과 예측 기술이 핵심”이라며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단순히 ‘안전벨트를 잘 매라’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정보공유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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