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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의 닫힌 소통
입력 : 2026-05-12 오후 5:20:38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셋로그'. (사진='셋로그' 앱스토어 캡처)
 
모두가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입니다. 밥을 먹어도 찍고, 여행을 가도 찍고, 생각이 떠올라도 짧은 영상으로 남깁니다. 그런데 요즘 SNS의 판도를 흔드는 어플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셋로그'입니다.
 
셋로그는 한 시간마다 2초짜리 영상을 찍어 소수의 구성원과 공유하는 폐쇄형 SNS입니다. 이용자는 최소 2명에서 최대 12명까지 참여하는 '로그방' 안에서만 일상을 나눕니다. 편집과 보정은 할 수 없고 심지어 확대 기능조차 지원하지 않습니다. 멋진 장면을 고르고 보정해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날것을 가까운 사람에게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저도 친한 지인 9명이서 로그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별것 아닌것 같지만 각자의 일상을 쨟게 공유하는게 생각보다 자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같은 로그방에 있는 30대 후반 지인은 "셋로그가 SNS 소비패턴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말합니다. 습관처럼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친구들의 스토리를 보던 일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셋로그를 켜는 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인스타그램도 언뜻 보면 지인 중심의 공간 같지만, 실제로는 이른바 '인친' 관계까지 섞여 있습니다. 시시콜콜한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올리기에는 어딘가 신경 쓰이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셋로그는 불특정 다수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시물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과 대충의 하루를 나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공개형 SNS가 '나를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면, 셋로그 같은 서비스는 '누구에게만 보여줄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인스타그램의 '친한 친구' 기능, 비공개 계정, 한정 공개 스토리는 이미 이용자들이 공개 피드 밖의 공간을 원한다는 신호였습니다. 여전히 SNS를 쓰지만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은 겁니다.
 
유튜브가 만연해질수록 이 욕구는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상 플랫폼은 개인의 표현 수단을 넓혔지만 동시에 비교와 노출의 압박도 키웠습니다. 조회수와 좋아요, 댓글, 알고리즘 추천은 연결의 도구이면서 피로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SNS의 성장은 더 많은 사람을 모으고, 더 오래 머물게 하고, 더 많이 퍼뜨리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이제는 믿는 사람끼리만 머무는 공간, 알고리즘보다 관계가 먼저인 구조가 더 주목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연주 기자
SNS 계정 :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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