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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분배
입력 : 2026-05-12 오후 5:04:39
최근 산업계를 달구고 있는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이슈를 보고 있자면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투명한 성과급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본질이 사라진 채 양보와 타협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 작금의 상황이 개운치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사가 극적인 협상 타결에 이르더라도 또 다른 후폭풍이 예견돼 모두가 만족할 결말로 나아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노조가 주장하는 성과급 요구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45조원이니 1인당 6억원이니 하는 성과급 규모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업무 성과에 따른 합당한 보상은 자본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논리다. 다만, 그것이 공정한 것이냐는 다른 문제다. 삼성전자의 성과가 정규직만의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이익 뒤에는 물류, 설비 등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력도 자리한다. 하지만 하청업체 노동자를 배제하고 있는 노조의 방침은 씁쓸함만 남는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노동자를 대표하는 만큼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복수노조 간 갈등 상황을 보면 한국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연대와 평등의 가치가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움만 남는다. 이는 노사 협상이 설령 타결에 이르더라도, 같은 회사 노동자 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에만 매몰돼 본질인 투명한 성과급 체계라는 노조의 공통된 요구도 어느덧 핵심 의제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러한 상황은 노조의 정당한 성과급 요구에도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이유 중 하나다.
 
결국 이제는 대립을 멈추고 노사 모두 답을 해야 할 때다. 삼성전자 역시 투명한 보상 체계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공개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성도 있다. 단지 주주에게 성과의 이익을 돌려주는 주주환원에서만 그치지 않고, 국가의 전폭적인 세제 혜택으로 성장한 만큼 상생 협력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노조 역시 극한 파국의 상황으로 달려가는 것을 멈춰야 한다. 또한 연대와 평등의 가치를 기반으로 동료와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보듬는 신뢰성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노동의 가치를 대표하는 노조라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연대의 정신을 보임이 마땅하다. 분배 정의 차원의 정규직 독식 제도화 역시 지양해야 한다. 신뢰로 빚어진 공정한 분배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열쇠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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