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6일(현지 시간) 제공한 사진에 아르테미스 II 우주선에서 달이 태양을 가리는 '월식'이 관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족, 친구, 학교, 직장, 국가, 그리고 세계.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하루를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위로를 얻고, 또 어떤 시선 하나에 마음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관계는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보이지 않는 벽이 되어 사람을 숨 막히게 만들기도 합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시대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가치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에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높낮이가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의 말은 유난히 크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사람의 목소리는 오래 머물지 못한 채 사라집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힘의 차이를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 차이는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거창한 직책이나 권한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삶과 분위기를 움직일 수 있는 힘 말입니다. 많은 돈일 수도 있고, 오래 쌓아온 명예나 영향력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의 신뢰가 가장 큰 권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힘도 혼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누군가의 지지와 믿음 속에서 권력은 비로소 형태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더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책임 역시 무거워집니다. 한 사람의 판단은 수많은 사람의 하루를 바꾸고, 어떤 선택은 사회의 방향까지 흔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책임보다 이익이 앞서는 장면들을 마주할 때면 우리는 쉽게 허탈함을 느끼곤 합니다.
물론 모든 삶에는 각자의 사정이 존재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왔기에 같은 선택만을 요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자신의 결정이 남길 무게를 잊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신뢰와 책임만큼은 쉽게 바뀌지 않는 가치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서로를 대하는 태도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