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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조정 앞둔 삼성전자, ‘나누는 방식’ 생각해야
입력 : 2026-05-09 오전 11:36:5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이 연일 이슈다. 총파업을 약 2주 앞두고 연일 새로운 소식이 쏟아진다. 최대 노조 위원장의 구설수부터 부서 간 갈등까지. 이렇다 보니 노조가 성과급 개편을 요구하는 배경인 ‘성과급 산정기준의 투명성 확보와 제도화’는 ‘45조원’이라는 숫자와 이슈에 가려지는 듯하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성과급 상한졔를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300조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할 경우, 노조의 요구안을 대입하면 삼성전자 임직원은 45조원의 성과급을 지급받는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중요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성과급 규모가 과하다는 지적이다.
 
외부의 숱한 지적에도 삼성전자 노조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배경 중 하나는 복잡한 성과급 산정방식이 있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는 단순 영업이익이 아닌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준으로 지급한다. 이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시설투자액, 자본조달 등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로 산출 방식이 복잡하다. 이에 숫자를 넘어 ‘예측 가능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상 체계를 개편하라는 주장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노조가 회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노조가 진정으로 성과급 제도의 투명화를 요구한다면, 성과급 산정 기준을 변경하되 비율은 합리적인 수치로 조정할 수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업이익의 규모가 커질수록 비율은 낮아지는 등 차등제를 두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율이 낮아져도 영업이익이라는 모수가 늘어나면 성과급 재원 총액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6일 논평을 내고 RSU와 스톡옵션 등 주식 중심의 장기성과급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테슬라,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 성과 유인과 핵심 인력 확보를 위해 주식보상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예시로 들며 “삼성전자 장기근속 직원이 주식보상을 통해 주주가 되면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가 일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1~12일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사후조정을 기회 삼아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하길 바란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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