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세 현장에서 나온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성인지 감수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어린이에게 남성 후보를 '오빠'라고 부르도록 유도한 장면은 공적 공간에서의 발언으로서 적절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낳았습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특정 표현의 적절성 여부를 넘어, 공적 정치 공간에서의 언어 사용과 관계 설정 방식입니다. 선거 유세는 후보가 유권자에게 정책과 비전을 전달하는 자리이며, 특히 아동이 등장하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어린 여자아이에게 특정 남성과의 친밀한 호칭을 유도한 것은 의도와 무관하게 위계적 관계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성단체들이 지적한 부분도 이 지점에 있습니다. 공적 공간에서 여성과 아동을 특정 관계 속에 위치시키는 언어 사용이 성인지 관점에서 부적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이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권력 비대칭 문제도 함께 제기됩니다.
이 같은 논란은 단발성 사건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성평등과 성인지 감수성을 주요 가치로 강조해왔지만, 실제 정치 현장에서 관련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 등이 있습니다. 이들 사건은 모두 민주당 소속 고위 공직자와 관련된 사안으로, 이후 당의 대응 방식과 성인지 인식에 대한 사회적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민주당은 스스로를 '진보'의 프레임에 위치시켜 왔습니다. 성평등과 인권, 다양성,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강조해왔지요. 그러나 정작 반복되는 사건들을 보면 민주당은 '성인지 감수성'을 말하면서도, 자주 그것을 스스로 무너뜨려 왔습니다. 실제로 사건 이후 당 차원의 사과와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졌지만,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한 발언 실수로 축소하기보다는, 정치인의 공적 언어 사용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기준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를 대하는 방식이 특정 성별이나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정당의 가치는 선언보다 실천에서 평가됩니다. 민주당이 스스로 말하는 인권을 핵심 가치로 유지하려면, 개별 사건 대응을 넘어 정치문화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