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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장애물
입력 : 2026-05-04 오후 6:23:59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5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내일은 어린이날입니다. 오랜만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올해 1월에 이어 2월 출생아 수가 증가하며, 지난해 9년 만에 반등했던 합계출산율이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미래'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의 앞날이 조금은 밝아지는 듯한 기대도 나옵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린 2026 서울서커스페스티벌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 낙관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현실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글로벌 질서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기존과 같은 '동맹 기반 리더십'이 아니라, 비용을 따져 청구하는 방식으로 패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힘의 논리 역시 노골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전쟁을 끝낸다던 약속과 달리 중동 지역의 긴장은 장기화하고 있고,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습니다. 휴전과 협상이 반복되지만, 불안정한 평화는 오히려 상시적인 리스크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앞으로 경제를 이끌어갈 세대의 환경 자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미래'라는 말은 결국 이들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성장해 국가 경쟁력을 떠받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성장 과정'입니다. 지금의 국제 환경은 과거의 경험만으로 설명하거나 대응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기존의 협력 질서가 약화된 상황에서, 다음 세대는 훨씬 더 불확실한 조건 속에서 경쟁과 생존을 동시에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후 위기는 또 다른 변수입니다. 아니, 이제는 변수라기보다 상수에 가깝습니다. 이상기후는 점점 더 잦아지고 강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전쟁과 갈등에 발목이 잡혀 기후 대응을 후순위로 미루는 양상입니다. 
 
여기에 핵 위협까지 더해집니다. '지구 종말 시계'가 최근 85초 전으로 당겨졌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합니다. 핵과 기후, 그리고 전쟁이라는 복합 위기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가 미래다"라는 말은 자칫 공허한 구호로 들릴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분명 미래입니다. 하지만 그 말이 책임 전가가 돼서는 곤란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핵이 아니라 동맹으로, 대립이 아니라 협력으로 돌아가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기후 대응 역시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닌 '현재 생존 전략'으로 인식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실제 시민들의 인식은 이미 정책보다 앞서가고 있습니다. 최근 그린피스의 '기후 예산 제도에 관한 서울시 유권자 1000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유권자의 72%는 경제적 이익이 있더라도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이라면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84.5%는 사업별 배출량과 감축량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다시 묻게 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이야기하기 전에,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현실부터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윤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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