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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입력 : 2026-04-30 오후 4:08:46
[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최근 지역 단위 농협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는 비위 행위들을 보고 있자면 이 해묵은 속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 신고에 대한 보복성 갑질부터 법인카드로 명품 쇼핑, 심지어 조합장의 과태료를 법인에 떠넘기는 행태까지 상식 밖의 사건들이 전국 곳곳의 단위 농협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협동조합업종본부는 지난 3월 한 달간 세 차례나 성명을 발표하며 단위 농협의 부패 실태를 폭로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강원 철원군에 위치한 K 농협은 상습적인 무임금 노동과 직장내 괴롭힘 등으로 직원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자 조합장이 상여금·복리후생비 지급 중단 등 보복에 나섰습니다.
 
또 한국양계농협에서는 조합장 등이 법인카드로 명품과 전자제품 구매에 1억원 이상을 사용했다며 비판이 나왔습니다. 전북 순정축협에서는 부당노동행위,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 1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습니다. 심지어 부과받은 과태료를 직원이 변상해야 한다며 조합감사위원회가 관련인 25명에게 징계·변상을 의결했습니다.
 
이러한 작은 조합의 비위가 모여 농협 전체의 신뢰와 건전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힙니다. 지역 단위의 부패를 방치한 결과는 단위 조합 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 더 나아가 금융·경제지주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키웁니다.
 
현재 단위 농협을 감사하는 조합감사위원회는 농협중앙회 산하에 놓여 있습니다. 감사위원 또한 5명 중 3명이 전 중앙회 임직원 및 조합장으로 구성돼 감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사무금융노조는 중앙회가 조합장들의 눈치를 보고 제대로된 감사를 하지 못한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요.
 
당정은 이러한 고리를 끊기 위해 독립된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감사위원회’ 신설을 비롯한 대대적인 농협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해 조직 내 비위가 반복되는 구조를 고치겠다는 의지입니다.
 
농협이 진정으로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작은 단위 조합부터 깨끗해져야 합니다. 중앙회뿐만 아니라 작은 조합의 회계와 운영까지 투명해질 때 비로소 거대한 농협 자본의 투명성도 담보될 수 있습니다. 농협중앙회가 소 도둑이 되지 않으려면 바늘 도둑을 잡을 엄중하고 독립적인 감사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미지=챗GPT)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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