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이 뭔지 아시나요. 금융투자업계에선 너도나도 외치는 정책 구호입니다. 워낙 자주 거론되다 보니 마치 '두쫀쿠'를 넘보는 유행어 같단 생각도 듭니다.
이 개념이 정책 논의의 중심에 떠오른 배경은 금융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집중되며 생산적 부문으로 원활히 흐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시중은행 총대출 부동산 쏠림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자금 흐름을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 재정과 생산적 금융을 양대 마중물로 삼겠다"고 선언하면서 본격화됐고, 업계에서는 이를 생산적 금융 대전환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5대 금융지주는 5년간 500조원 공급을 약속했으며, 올해 1분기에만 약 36조원이 집행됐습니다.
그런데 혼선이 적지 않습니다. 막상 물어보면 명쾌하게 답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를 두고 잣대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통일된 기준 없이 생산적 금융의 범위가 제각각 적용되는 데다, 기존 기업대출까지 실적으로 포함되는 등 집계 방식도 들쭉날쭉합니다. 불명확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홍보성 협약 발표도 잇따르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선 소비자 편익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기업에 돈이 흘러가고 산업이 재편되면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주장입니다. 금융투자협회도 같은 맥락에서 퇴직연금 운용 개선,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등 국민 자산 형성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체감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합니다. 명확한 기준 부재와 더불어 체감 경로도 뚜렷하지 않은 만큼, 정책의 설득력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