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권 특히 여의도 국회를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권 특유의 사고방식·언어·행동 규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실제 문법이 아니라 정치인·보좌진·기자들이 공유하는 암묵적 룰과 해석 체계에 가깝다. 쉽게 말하면 정책의 내용보다 메시지, 진심보다 셈법, 말의 표현보다 숨은 의도를 읽는 정치권의 해석 체계로 볼 수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태극기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런 이유로 여의도 문법에 능숙한 정치인들은 대체로 직설적인 화법보다 은유적인 표현을 많이 썼다. 또 이들은 겸양의 태도를 갖추고 있어 대체로 자신에게 공이 있다고 해도 '타인의 공' '국민'을 향해 공을 돌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여의도 문법이 파괴되고 있다. 그중 부산 북갑에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있다. 그동안 정치인들이 했던 출마 선언은 국회 소통관을 빌리거나, 정치적·개인적 출마 의미가 있는 곳에서 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달랐다. 부산 북갑에 전입신고를 하는 모습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 전 대표는 부산에서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 겠다'고 밝히며, 주거지를 이전해 돕겠다는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의 도움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시민들의 짧은 물음이 끝나기도 전에 "제가 해내겠습니다"라며 시민들의 말에 귀 기울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최근에는 이렇다 할 정책도 내놓지 못하면서 부산 북갑을 발판 삼아 대권 주자가 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3일 보도된 <부산일보TV>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만약 제가 더 큰 대한민국 역할을 위해 나아간다면 출발지는 부산 북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 후보 최초로 부산에서 출마 선언을 하는 정치인을 볼 수 있는가'란 질문에 "미리 답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부산에서 시민들과 함께 성장해 대한민국을 바꾸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논란, 의혹에 대해 참지 못한다. 요즘 말로 '긁힌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대표적으로는 12·3 불법 비상계엄이 언급될 때면 계엄을 막은 공이 자신에게 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엄밀히 따지면 본인읜 공보다 그 당시 국회 앞으로 모인 시민이며,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표결한 범진보 진영에 있다고 본다. 그는 사실상 표결권도 없었다.
지금이라도 진짜 정치를 하고 싶다면, 한 전 대표와 보좌진들은 부산 북간을 위한 정책 논의부터 하길 기대해 본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