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실이나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위협 주의보가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일부 유튜버들이 보도 기사와 사진, 신상 정보를 올려 좌표를 찍어 신변을 위협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문득 "인공지능(AI)으로 기자의 신상을 특정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다 놀라웠습니다. 여기에는 범죄 악용 우려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신상을 파악했는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스스로 대상으로 신상을 수집해 본 결과 이직 시점,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정확하게 나왔습니다. 심지어 이직 전 취재 분야와 현재 취재 분야까지도 분석이 됐습니다.
더 놀라웠던 점은 기사의 내용까지도 분석해 이 사람의 성향까지도 어느 정도 읽어냈다는 점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기사를 쓰는지 기사의 톤에 대한 것까지도 알려줬습니다. 또한 신상 수집 과정에서 동명이인까지도 정확하게 걸러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수집 내용 중에는 기사 하단 이메일까지도 적혀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직접 연락이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도 했습니다.
SNS까지 확장해서 정보를 수집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SNS 활동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SNS 활동이 매우 저조하거나 비공개인 기자로 보인다'고 평가를 내렸습니다.
과거 취재 과정에서 한 교수님이 AI를 사용하면서 개개인의 특정 패턴을 분석하면 직업이나 특징 등을 구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시 이야기한 교수님의 말이 사실이라는 게 입증된 셈입니다. 별 생각 없이 올린 SNS의 글, 블로그 글, 혹은 커뮤니티 활동 등 파편화된 내용이 식별 불가능한 개인정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이런 파편화된 정보를 가지고도 10분도 안 돼서 인물을 특정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사용자의 활동을 두고 디지털 지문이라고 표현합니다. 지문은 각자의 패턴을 가지고 있어 대상을 인식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그런 면에서 디지털 지문도 AI를 통해 얼마든지 대상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는 위험한 실험이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