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입니다. 1981년 제정된 이후 올해로 45번째를 맞습니다. 한때 '장애인의 날'로 불렸던 이 날은 정부가 정한 동정을 거부하자는 문제의식 속에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법정 기념일로 제정된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2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도로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장애인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자립생활권리 등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장애인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탈시설'입니다. 정부는 2021년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했고, 내년 3월부터는 장애인자립지원법 시행도 앞두고 있습니다. 제도적 틀은 마련됐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정책 목표와 현장 체감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탈시설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른 배경에는 반복된 시설 내 인권침해 사례가 있습니다. 시설을 옮긴 뒤에도 유사한 피해가 이어지는 경우가 확인되면서, 장소를 바꾸는 방식만으로는 구조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습니다. 이를 두고 '시설 뺑뺑이'라는 표현도 사용됩니다. 개별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을 시설 중심으로 묶어 두는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 의식입니다.
국제 기준은 이미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규정하고, 지역사회 기반의 독립적 생활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협약을 비준한 상태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 체계와 현장 기반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4월20일마다 비슷한 말을 반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달라진 것들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세상은 조금씩 변한다고 믿고 있지만, 변화를 체감하기엔 너무 더딘 것 같습니다. 장애인들이 두려움 없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집단 생활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