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하프 마라톤 기록을 뛰어넘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일 화제다. 19일 베이징 이좡에서 열린 ‘2026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중국 아너의 휴머노이드 로봇 ‘샨뎬’을 훈련시킨 ‘치톈다셩’ 팀이 50분 26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100미터를 약 14초 만에 주파하는 속도로, 인간이 세운 하프 마라톤 세계 기록 57분 20초를 뛰어넘은 것이다.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아너의 휴머노이드 로봇 ‘샨뎬’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가 더 주목받은 이유는 샨뎬이 사람의 조종 없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뛰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올해 대회에는 로봇이 외부 유도 신호 없이 자체의 카메라·라이다 등 측정 장치만으로 달리는 자율주행 부문에 42팀이 출전했고, 원격 조종 부문에 63개 팀이 참가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로봇을 조종할 경우 기록에 1.2배의 가중치를 주는 패널티를 적용했다. 단순 기록보다 사람의 도움 없이 로봇이 얼마나 잘 뛸 수 있는지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팀은 샨뎬을 조종한 ‘포펑샨뎬’이었지만, 기록 48분 19초에 1.2배 패널티가 적용돼 최종 기록 57분 58초로 ‘치톈다셩’ 팀에 뒤졌다.
업계에서는 발전된 정밀 가공 기술이 우승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회 코스는 평지뿐만 아니라 경사로, 급커브 등 다양한 환경을 주행해야 하는 고난도 코스로 구성됐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많은 로봇이 넘어지거나 경로를 이탈했지만, 올해 대회에선 로봇들이 안정적인 주행으로 코스를 달렸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 속도가 몸으로 체감되는 순간이다. 중국 기업들이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지원 아래 기업과 학계의 연구개발(R&D)가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R&D에 그치지 않고 내수 시장 활성화를 통해 빠르게 상용화에 나서는 점도 중국 생태계의 특징이다.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AW 2026’에서 “중국은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10만대를 양산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의 추진력에 맞설 한국 로봇 생태계의 대응책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