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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
입력 : 2026-04-15 오후 9:05:53
"직장은 일하고 돈을 받는 곳이지, 충성을 바치는 곳이 아닙니다. 내가 계약직을 하는 이유는, 정규직보다 돈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2013년에 방영한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주인공 '미스김'에 분한 김혜수의 대사다. 해당 드라마는 일본이 원작이기 때문에 우리와 근로 기준이 달랐다는 것을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돈을 많이 받고, 근무 시간 외에 업무는 철저하게 계산해 급여로 받는다. 
 
그러나 당시 한국에서는 2006년에 제정된 기간제법에서 차별 시정을 강화한 개정법으로 3월 국회를 통과했고, 9월에 전면 시행됐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이전에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이라고만 되어 모호했던 부분을 임금,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경영성과급, 그 밖의 복리후생으로 명시했다. 즉, 보너스나 성과급에서 비정규직을 제외하는 것이 명백한 법 위반임을 확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 기간제법이 제정된 배경부터 살펴봐야 한다. 2000년대 초반 IMF 외환위기 후 급증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과 불합리한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비정규직이 향후 정규직 전환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제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미하다는 것이 노동계 판단이다. 
 
통계청(KOSTAT)와 한국노동연구원(KLI) 등에 따르면 2010년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초기 시점에 10.4%였고,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10% 내외를 유지했다. 10년간 큰 변동 없이 박스권을 유지한 셈이다. 그러나 2024년 말부터 8.6%로 10% 대가 무너지면서 사실상 정규직 전환은 유명무실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2년의 덫'이 되고, 공공과 민간에서 계약직의 처우와 고용 형태는 격차만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드라마 속 '미스김'처럼 특수 노동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사례는 현실에서 극히 드문 사례이며, 스스로 계약직을 선택하는 이들 역시 흔하지 않다. 
 
때문에 "직장은 충성을 바치는 곳이 아니라 일하고 돈 받는 곳"이란 미스김의 대사가 당시 큰 울림을 주었던 것도 낮은 정규직 전환율과 고용 불안 속에서 차라리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대리 만족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띄운 '기간제법' 개정은 단순한 기간 연장이 아닌 비정규직의 고착화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확립이 병행되어야 한다. 향후 개정 과정은 고용 기간의 숫자를 바꾸는 것을 넘어 노동의 가치가 고용 형태에 의해 훼손되지 않는 실질적 공정을 구축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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